DK 파운데이션 ‘더 나눔’ 올해도 내내 이웃 곁에 … 하반기엔 ‘더 키움’ 장학 사업·한글 사랑 문화제도 이어져

지난해 12월, DK 파운데이션(이사장 스캇 김)의 ‘더 나눔’ 캠페인을 통해 7만 달러가 넘게 모였다.
숫자로만 보면 한 줄의 기록이다. 그러나 북텍사스 한인 기업과 단체, 그리고 개인이 함께 내민 도움의 손길, 그것이 닿은 자리를 따라가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곳에는 사연으로 남은 우리의 이웃들이 있다.
DK 파운데이션에 올해 접수된 ‘더 나눔’ 사연들을 들여다보면, 한인사회 안에 겉으로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절박한 삶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 문을 두드리기까지
세 자녀를 둔 한 가정은 학업과 사역을 병행하며 새로운 출발을 준비했다. 그러나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높은 주거비와 학비가 이어졌고, 차량 고장까지 겹쳤다. 부족한 생활비를 신용카드로 메우는 사이 빚이 쌓였고, 가족은 결국 가지고 있던 귀중품까지 처분해야 했다.
또 다른 가정은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한 자녀를 키우면서, 운영하던 작은 비즈니스마저 경영 악화로 정리해야 했다. 다른 자녀는 간호사의 꿈을 안고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었지만, 가족의 기본 생활비와 돌봄 비용조차 버거워지면서 학비 걱정을 먼저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질병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된 한 시니어의 사정도 있었다. 매달 받는 소액의 정부지원금은 주거 렌트비로 나가고 나면 남는 것이 없었다. 약값과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운데, 함께 사는 자녀 역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가족 전체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 가정에서는 남편이 실직 이후 깊은 우울을 겪다 결국 치료를 위해 가족과 떨어져 지내게 됐다. 몸이 아파 일할 수 없는 어머니와 어린 동생의 생계를 큰 아들이 홀로 떠맡았지만, 그 아들마저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었다. 당장 다음 달을 기약할 수 없게 된 이 가정에 ‘더 나눔’의 긴급 지원이 전달됐다.
배우자를 갑자기 떠나보내고 하루아침에 두 자녀를 홀로 책임지게 된 싱글맘도 문을 두드렸다. 슬픔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아이들의 학교와 거주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남아 있는 병원비와 자동차 할부금 같은 현실적인 문제까지 한꺼번에 떠안아야 했다.
●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이들에게 ‘더 나눔’은 한 번의 금전적 지원 그 이상이었다.
예기치 못한 질병과 실직, 가족의 상실, 장애, 학비와 의료비 부담처럼 개인의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에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건네는 한인사회의 응답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8월까지 접수된 12 가정의 사연 가운데는, 과거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해 위기에 처했을 당시 DK 파운데이션의 지원으로 고비를 넘겼다가 가족의 질병으로 다시 어려움을 만나 도움을 청한 경우도 있었다. 한 번의 도움이 무너지려던 살림을 붙잡아 세웠고, 그 가정은 다시 일어설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더 나눔’을 신청한 이들의 사연에는 공통적으로 담기는 바람이 하나 있다. 형편이 나아지면 자신도 받은 도움을 지역사회에 돌려주고 싶다는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한 지원자는 자신의 꿈을 이룬 뒤 다른 사람의 꿈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 모든 지원은 동포들의 성금에서 나왔다. 십시일반으로 모인 후원금이 누군가에게는 다음 달 렌트비가 되고, 병원 진료비가 되고, 아이의 학비가 됐다.
● 나눔이 모이는 자리
‘더 나눔’은 성금과 지원금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한 해 동안 한인사회가 함께 모이는 자리들이 그 온기를 만들어 왔다.
지난 5월 8일 페어뷰교회에서는 제8회 사랑나눔 찬양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CCM 뮤지션 랜디 김이 무대에 올랐고 선김·서혜란씨가 특별 출연해 음악과 이야기로 저녁을 채웠다. 이날 모인 수익금은 ‘더 나눔’ 장애인 장학금에 보태진다.
이어 5월 30일에는 캐롤튼 베다니교회 체육관에서 ‘더 나눔 실버 페스티벌’이 열렸다.
어르신들을 초청해 공연과 퀴즈, 경품, 점심 식사를 함께 나눈 효도 잔치로, 2달러 티켓 수익은 전액 참가 어르신들의 장기자랑 상금으로 쓰였다. ‘더 키움’ 청소년 리더십 장학생들은 자원봉사자로 나서 어르신들의 하루를 도왔다.
오는 10월 10일에는 캐롤튼 뉴송교회에서 북텍사스 한인 건강박람회가 열린다. 지난해에는 400여 명이 참여했고 자원봉사자 120명이 함께했다. 위기가 닥친 뒤 손을 내미는 일이 긴급 지원이라면, 병을 키우기 전에 붙잡는 일은 건강박람회의 몫이다. 이 자리에도 ‘더 키움’ 청소년 리더십 장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함께한다.
● 미래를 향한 또 하나의 나눔, ‘더 키움’
지금 무너지는 삶을 붙잡는 일이 ‘더 나눔’이라면, 아직 오지 않은 삶을 준비시키는 일은 ‘더 키움’이다. DK 파운데이션이 하반기 내내 장학사업을 쉼 없이 이어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DK 파운데이션과 북텍사스 한인회계사협회(KACPA)가 공동으로 진행한 ‘더 키움 KACPA 대학생 장학금’의 2026년 장학생이 선정되어 발표된다. 텍사스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한인 대학생 8명을 선발해 1인당 1천 달러씩, 총 8천 달러를 지급한다. 경제적 부담 속에서도 학업과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한인사회가 함께 뒷받침한다는 취지다.
‘더 키움 OTA World 장학금’ 신청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마감은 9월 6일이다. 대학생 부문에서는 3명을, 신학생 부문에서는 2명을 선발해 각각 5천 달러를 지원한다. 한 사람에게 5천 달러의 금액을 지원하는 것은, 등록금과 생활비 부담 속에서도 학업을 놓지 않으려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OTA World 장학금 접수가 마무리되면서 ‘더 키움 쟈스민의 글쓰는 꿈나무 장학금’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가운데 글쓰기와 문학에 관심과 재능을 가진 어린 학생들의 꿈을 응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더 키움 OTA World 한글사랑 문화제’도 함께 열리고 있다.
한글 손글씨 쓰기와 한국어 노래자랑 두 부문으로 나뉘며 접수 마감은 9월 15일까지다.
총 상금 1만 달러는 전액 참가자 16명에게 돌아간다. 종이 한 장이나 3분짜리 휴대폰 영상이면 나이와 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 장학금에서 끝나지 않는 장학 사업
‘더 키움’이 주목받는 이유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데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더 키움 김원영 변호사 청소년 리더십 장학금’은 한인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고, 선발된 학생들이 커뮤니티 행사에서 직접 봉사를 기획하고 이끄는 경험을 하도록 했다.
장학금을 받는 학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인사회를 섬기는 차세대 리더로 성장시키겠다는 취지다.
지난 3년 동안 ‘더 키움’ 장학사업은 ‘OTA World 장학금’, ‘KACPA 대학생 장학금’, ‘김원영 변호사 청소년 리더십 장학금’, ‘쟈스민의 글쓰는 꿈나무 장학금’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대상도 대학생에서 초·중·고교생과 신학생으로 확대됐다. 지원을 받은 학생은 36명, 집행된 장학금은 10만 달러를 넘어섰다.
‘더 나눔’과 ‘더 키움’은 대상도 방식도 다르지만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난다. 한인사회가 함께 키우고, 함께 버티고, 그 힘을 다시 다음 사람에게 돌려주는 선순환이다.
한인사회의 규모가 커질수록 필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성장만이 아니다. 다음 세대를 키우는 일과 함께, 성장의 그늘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발견하고 붙잡아주는 안전망도 필요하다.
DK 파운데이션이 지난 몇 년 동안 하나씩 쌓아온 사역은 결국 ‘한인사회가 한인사회를 돌보는 힘’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유광진 기자 ⓒ KTN









